한준하
M: hanjoonha@gmail.com
I: @archiver_h
동양화 재료를 매개로 육체의 움직임 자체가 중심이 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리드미컬한 압력과 제스처, 즉흥적인 흔적들을 화면 위에
남기면서,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차원의 해방감을 느낀다. 완성된 작품에서나 작업과정에서나 분출하는 감정과 감각을 지속하고자
한다. 분채와 밀가루풀을 혼합한 점성이 있는 반죽, 바탕지로는 장지를 사용하며 분채 반죽을 손으로 펴바르는 핸드페인팅 기법을 활용한다.
표
45 X 45cm
면천에 안료
2024Note
45 X 45 cm
colored powder pigment on cotton
2024
손짓 내뱉기
풀 반죽 한 웅큼, 화지 위로 옮겨내 온 손을 다해 쓰다듬는다
점점 더 커다랗게, 몸을 푼다. 양팔을 계속해서 뻗고 휘두르기를 반복하니, 몸 안의 진동이 커지고 호흡이 거세진다. 깊이 뭉쳐 있던 감각이 손을 따라 밖으로 흘러나오는 순간이다. 움직임이 그를 이끌고, 다시 손을 움직인다.
도자 그릇 분채 가루 틈에 손가락 끝을 꼬무락거릴 때 ,
바스락한 입자감과 도자 그릇의 매끈함이 함께하는 좁은 지문
손바닥의 온 주름으로 끈적한 풀을 주무를 때,
살 사이사이들을 비집고 나오는 풀반죽의 차가운 끈적함,
하얗게 일은 마디주름
종이의 촘촘한 섬유질과 마디주름의 듬성한 결들이
손바닥 안에서 충돌할 때,
뜨끈하게 미끄러지는 관절 울림
화지에 밀착하여 모든 움직임을 누릴 때,
멈춰 있던 공기와 진동이 터진다. 안에서는 압축된 것들이 밖으로 숨을 가지며 튀어나온다.
그 중 일부를 화지에 내쉰다고 믿는다.